[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-시조 당선작] 추사 유배지를 가다/성국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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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정 2011-01-03 00:00
입력 2011-01-03 00:00
유년으로 가는 길은 안으로만 열려있다

지나온 시간만큼 덧칠당한 흙먼지 길,

낮아진 돌담 사이로 먹물 자국 보인다

푸르게 날 선 침묵, 떨려오는 숨결이여

긴 밤을 파고드는 뼈가 시린 그리움은

한 떨기 묵란墨蘭에 스며 향기로 깊어졌나

허기진 어제의 꿈 은밀하게 달래가며



빗장 풀어 발 들이는 적막의 뒤란에는

낮달에 비친 발자국, 추사체로 다가선다
2011-01-03 36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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